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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3 18:10
엔트로피를 느껴보신적이 있습니까?
(*.223.154.165) 조회 수 24709 추천 수 243 댓글 1
엔트로피 논쟁
생명의 기원은 열역학 제2법칙에 어긋난다는 창조론자들의 주장이 과학자들에게 는 설득력이 없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먼저 창조과학자들의 주장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다음으로 열역학 제2법칙과 생명의 기원론을 고찰해 보자. 무기물에서 생명의 최소 단위인 세포가 이루어지는 단계를 화학진화라고 하는데 그 단계는 ..... 즉 질소와 탄소, 수소등의 간단한 유기물들이 저절로 모여 더 복합한 형태의 조직된 유기 복합물인 간단한 코아세르베이트가 된다. 그 다음 간단한 코아세르베이트가 복잡한 코아세르베이트가 된 후 드디어 자기 번식과 복제를 할 수 있는 생명의 최소 단위인 세포가 된다고 가정한다. 즉 질소, 탄소 수소등이 특정한 배열로 결합하여 질서도가 높은 아미노산이 되고 그 다음 다시 더 질서도가 높은 단백질이나 핵산이 되며 드디어 매우 복잡하면서도 질서도가 더 높은 특별한 배열의 결합물로 저절로 성장되어 간다는 것이 오파린의 화학진화 가설이다. 이 가설은 질서상태에서 무질서 상태로 변화해 간다는 열역학 제2법칙과 상반된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질서도가 감소하는데, 진화론은 진화가 됨에 따라 질서도가 증가되는 것으로 가정한다. 그러므로 진화론은 열역학 제 2 법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화학진화에서는 세포가 되기까지는 아직 생명체가 아님으로 제2법칙에 따라 질서도가 감소하는 것이 자연법칙이다.....생명체의 발생이나 성장에서도 미리 설계된 기구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생명체는 무질서한 상태에서 원자, 분자간의 우연한 결합에 따라 생성되어야 하므로 앞의 시계의 예어서처럼 생명체 합성 여부는 확률에 따라 좌우된다." (기원 과학, 한국창조과학회 편, 두란노)
그리고 그들은 DNA의 생성확률을 1/10^600, 100개의 아미노산이 자발적으로 한 개의 단백질을 만들 확률을 1/10^130, 하나의 세포가 형성될 확률을 1/10^167.626이라고 제시했다. 여기서 그들의 가정은 단백질, 유전인자, 세포 들이 '우연히' 생성되었다는 것이다.
위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생명체와 같이 미리 설계된 기구가 없다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해야 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낼 수 없다.
(2) 생명체가 우연히 생길 확률은 너무나 적다.
먼저 (1) 번 주장에 대해 살펴보자.
엔트로피는 소위 말하는 '무질서도'를 정량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열역학 제2법칙은 엔트로피는 자연 상태에서 항상 증가함을 말한다. 잉크 방울 하나가 컵에 담은 물에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온 컵 안으로 퍼져나간다. 이 과정이 바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이다.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과정도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이다. A라는 물체가 100도, B라는 물체가 50도일 경우 A와 B를 같이 모아두면 A의 온도는 감소하고 B의 온도는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A와 B의 온도는 같아진다 (예를 들어 75도에서). 이러한 상태를 열평형상태라고 부른다. 열역학 제2법칙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사물은 열평형 상태로 진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는 열역학 제2법칙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들이 많다. 냉장고가 그 예이다. 냉장고 내부의 온도는 밖의 온도보다 낮다. 즉, 냉장고 내부의 엔트로피는 외부에 비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된 것인가? 이것은 열역학 제2법칙을 어기는 괴물인가? 그렇지 않다. 비록 냉장고 내부의 엔트로피는 감소했지만, 그 감소한 양보다 더욱 많은 엔트로피가 그 대가로 증가하고 있다. 즉,
dS1 = 냉장고 안에서 감소한 엔트로피
dS2 = 냉장고 온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증가한 엔트로피
라면 dS2 > dS1 이라는 부등식이 항상 성립한다. 따라서 냉장고를 포함한 그 주변의 전체 계의 엔트로피는 증가한 것이다 (dS_total = dS2-dS1 > 0).
생명체 역시 마찬가지 원칙에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고 성장해 나가고 있다. 끊임 없이 외부로부터 태양 빛, 음식 등을 섭취하며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는 반면 그 대가로 주변의 엔트로피는 더욱 많은 양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체, 냉장고 모두가 열역학 제2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예로는 돈의 흐름을 볼 수 있다. 빌게이츠 주변으로는 엄청난 돈이 모여들고 있다. 그러나 빌게이츠가 돈을 벌도록 해주기 위해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소비한 돈의 양은 (예를 들어 오늘날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상품을 사기위해 소모된 비용들) 빌게이츠가 실제로 벌은 돈의 양보다 더욱 많은 것이다. 돈의 흐름이 평형상태로 이끌려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돈이 많은 곳에서 없는 곳으로 흘러 가련만.. 평형 상태에 도달하면 모든 사람이 공평한 재산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빌게이츠같이 복잡한 재주를 지닌 사람은 벼룩의 간 떼어먹듯 없는 사람의 돈을 지금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돈을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빌게이츠 자신은 돈을 벌고 있지만 덕분에 주변의 엔트로피는 끊임없이 더욱 많이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의 돈은 이렇듯 매우 극심한 비평형계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비평형계가 열역학 제2법칙을 어기는 것이 아니다. 비평형계 내에서 국부적으로는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 있지만 전체의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
창조론자들도 위의 내용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그들도 생명체가 열역학 제2법칙을 거스르는 특별한 초자연적 존재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그들은 그러한 비평형계, 즉 '국부적으로는 엔트로피가 감소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증가하는 계'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생명이나 냉장고와 같이 이미 '설계된 기구'들이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가?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자연에는 설계된 기구가 아니더라도 그러한 열역학적 비평형계를 자연의 법칙이나 자연 현상 자체만으로 만들어 내는 예들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태풍을 보자. 수증기 분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태풍을 만들고 있다. 설계된 기구가 이런 일을 한 것이 아니다. 자연의 현상이 한 것이다. 물론 '우연히'는 아니다. 수증기 분자들의 비선형 열역학적 성질이 그러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태풍과 같이 주변의 질서를 끊임없이 착취하여 자신의 질서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무산계 dissipative systems라고 부른다. 무산계는 '비선형 계 non-linear systems'에서 매우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화학자 일리아 프레고진의 저서 '혼돈으로부터의 질서'에는 이런 현상이 잘 설명되고 있다.
또 다른 예로는 별의 형성을 들 수 있다. 별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관해 현재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단정적인 결론은 없지만, 적어도 그것이 열역학 제2법칙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별은 우주 공간의 물질들이 중력적으로 불안정해질 때 중력에 의해 응집되어 생긴다고 믿어지고 있다. 물질이 중력으로 응집되는 과정에서 응집된 물질의 온도는 주변에 비해 증가한다. 즉 별은 '중력'에 의해 열적으로 주변과 비평형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소모된 전체의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1)번의 주장은 틀렸다. '설계된 기구'가 없어도 원칙적으로는 in principle 자연 현상에 의해 국부적인 질서를 만들어 낼 수는 있는 것이다. 그것이 열역학 제2법칙을 어기지는 않는다.
(2)번 주장은 더 이상 열역학의 문제가 아니다. 이 질문은 근본적으로 '생명체가 형성되도록 하는 메카니즘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다. 태풍이나 별은 그 자체는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지만 생명체에 비해서는 매우 매우 단순하다. 태풍이나 별은 자연 현상이 만들어 낸다고 치자. 하지만 생명처럼 복잡한 것은? 이 질문에는 현재 누구도 설득력 있는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가지 창조론자들은 진화론자들이 '우연히' 생명이 생겼다고 주장한다고 믿도록 사람들을 오도하고 있다. 진화론자들은 DNA나 단백질이 '우연히' 만들어졌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태풍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열역학적 현상이듯, 그렇게 화학적 상호작용이 그러한 분자들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창조론자들이 '우연'이라고 가정해서 제시한 확률은 생물학자들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생물학자들은 이에 관해 설득력있는 메카니즘을 제시하고 있는 것 역시 아니다. '별'이 형성되는 문제에서는 '중력'이라는 메카니즘이 있기에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진화론은 아직 생명의 기원의 '필연'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천문학이나 물리학이 아닌 진화론이 창조론자들의 주 공격이 되는 것도 당연하다. 지적 설계 운동에서는 그것이 생명체와 같이 복잡한 것의 생성이 우연이 아니라 자연의 법칙이나 자연 현상을 통한 것이라 하더라고 그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복잡성의 과학에서는 '창발'의 성질에서 생명의 기원 문제에 관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9강 참조). 최종 결론은 아마 수십년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나올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결론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한가지 내가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것은 생명의 기원문제에서 장차 21세기에 핵심 쟁점이 될 것은 더 이상 그 전처럼 자연선택이나 지구 연대의 문제 등이 아니라 바로 '복잡성의 과학'일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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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글이 열역학에 대한 믿음을 깬다면 이번글은 믿음을 주네요...
그래도 엔트로피는 느껴지지 않긴 하네요..
생명의 기원은 열역학 제2법칙에 어긋난다는 창조론자들의 주장이 과학자들에게 는 설득력이 없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먼저 창조과학자들의 주장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다음으로 열역학 제2법칙과 생명의 기원론을 고찰해 보자. 무기물에서 생명의 최소 단위인 세포가 이루어지는 단계를 화학진화라고 하는데 그 단계는 ..... 즉 질소와 탄소, 수소등의 간단한 유기물들이 저절로 모여 더 복합한 형태의 조직된 유기 복합물인 간단한 코아세르베이트가 된다. 그 다음 간단한 코아세르베이트가 복잡한 코아세르베이트가 된 후 드디어 자기 번식과 복제를 할 수 있는 생명의 최소 단위인 세포가 된다고 가정한다. 즉 질소, 탄소 수소등이 특정한 배열로 결합하여 질서도가 높은 아미노산이 되고 그 다음 다시 더 질서도가 높은 단백질이나 핵산이 되며 드디어 매우 복잡하면서도 질서도가 더 높은 특별한 배열의 결합물로 저절로 성장되어 간다는 것이 오파린의 화학진화 가설이다. 이 가설은 질서상태에서 무질서 상태로 변화해 간다는 열역학 제2법칙과 상반된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질서도가 감소하는데, 진화론은 진화가 됨에 따라 질서도가 증가되는 것으로 가정한다. 그러므로 진화론은 열역학 제 2 법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화학진화에서는 세포가 되기까지는 아직 생명체가 아님으로 제2법칙에 따라 질서도가 감소하는 것이 자연법칙이다.....생명체의 발생이나 성장에서도 미리 설계된 기구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생명체는 무질서한 상태에서 원자, 분자간의 우연한 결합에 따라 생성되어야 하므로 앞의 시계의 예어서처럼 생명체 합성 여부는 확률에 따라 좌우된다." (기원 과학, 한국창조과학회 편, 두란노)
그리고 그들은 DNA의 생성확률을 1/10^600, 100개의 아미노산이 자발적으로 한 개의 단백질을 만들 확률을 1/10^130, 하나의 세포가 형성될 확률을 1/10^167.626이라고 제시했다. 여기서 그들의 가정은 단백질, 유전인자, 세포 들이 '우연히' 생성되었다는 것이다.
위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생명체와 같이 미리 설계된 기구가 없다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해야 하며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낼 수 없다.
(2) 생명체가 우연히 생길 확률은 너무나 적다.
먼저 (1) 번 주장에 대해 살펴보자.
엔트로피는 소위 말하는 '무질서도'를 정량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열역학 제2법칙은 엔트로피는 자연 상태에서 항상 증가함을 말한다. 잉크 방울 하나가 컵에 담은 물에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온 컵 안으로 퍼져나간다. 이 과정이 바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이다.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과정도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이다. A라는 물체가 100도, B라는 물체가 50도일 경우 A와 B를 같이 모아두면 A의 온도는 감소하고 B의 온도는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A와 B의 온도는 같아진다 (예를 들어 75도에서). 이러한 상태를 열평형상태라고 부른다. 열역학 제2법칙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사물은 열평형 상태로 진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는 열역학 제2법칙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들이 많다. 냉장고가 그 예이다. 냉장고 내부의 온도는 밖의 온도보다 낮다. 즉, 냉장고 내부의 엔트로피는 외부에 비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된 것인가? 이것은 열역학 제2법칙을 어기는 괴물인가? 그렇지 않다. 비록 냉장고 내부의 엔트로피는 감소했지만, 그 감소한 양보다 더욱 많은 엔트로피가 그 대가로 증가하고 있다. 즉,
dS1 = 냉장고 안에서 감소한 엔트로피
dS2 = 냉장고 온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증가한 엔트로피
라면 dS2 > dS1 이라는 부등식이 항상 성립한다. 따라서 냉장고를 포함한 그 주변의 전체 계의 엔트로피는 증가한 것이다 (dS_total = dS2-dS1 > 0).
생명체 역시 마찬가지 원칙에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고 성장해 나가고 있다. 끊임 없이 외부로부터 태양 빛, 음식 등을 섭취하며 내부의 질서를 유지하는 반면 그 대가로 주변의 엔트로피는 더욱 많은 양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체, 냉장고 모두가 열역학 제2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예로는 돈의 흐름을 볼 수 있다. 빌게이츠 주변으로는 엄청난 돈이 모여들고 있다. 그러나 빌게이츠가 돈을 벌도록 해주기 위해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소비한 돈의 양은 (예를 들어 오늘날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상품을 사기위해 소모된 비용들) 빌게이츠가 실제로 벌은 돈의 양보다 더욱 많은 것이다. 돈의 흐름이 평형상태로 이끌려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돈이 많은 곳에서 없는 곳으로 흘러 가련만.. 평형 상태에 도달하면 모든 사람이 공평한 재산을 갖게 될 것이다. 하지만, 빌게이츠같이 복잡한 재주를 지닌 사람은 벼룩의 간 떼어먹듯 없는 사람의 돈을 지금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돈을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빌게이츠 자신은 돈을 벌고 있지만 덕분에 주변의 엔트로피는 끊임없이 더욱 많이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의 돈은 이렇듯 매우 극심한 비평형계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비평형계가 열역학 제2법칙을 어기는 것이 아니다. 비평형계 내에서 국부적으로는 엔트로피가 감소할 수 있지만 전체의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
창조론자들도 위의 내용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그들도 생명체가 열역학 제2법칙을 거스르는 특별한 초자연적 존재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그들은 그러한 비평형계, 즉 '국부적으로는 엔트로피가 감소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증가하는 계'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생명이나 냉장고와 같이 이미 '설계된 기구'들이 있을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가?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자연에는 설계된 기구가 아니더라도 그러한 열역학적 비평형계를 자연의 법칙이나 자연 현상 자체만으로 만들어 내는 예들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태풍을 보자. 수증기 분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태풍을 만들고 있다. 설계된 기구가 이런 일을 한 것이 아니다. 자연의 현상이 한 것이다. 물론 '우연히'는 아니다. 수증기 분자들의 비선형 열역학적 성질이 그러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태풍과 같이 주변의 질서를 끊임없이 착취하여 자신의 질서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무산계 dissipative systems라고 부른다. 무산계는 '비선형 계 non-linear systems'에서 매우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화학자 일리아 프레고진의 저서 '혼돈으로부터의 질서'에는 이런 현상이 잘 설명되고 있다.
또 다른 예로는 별의 형성을 들 수 있다. 별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관해 현재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단정적인 결론은 없지만, 적어도 그것이 열역학 제2법칙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별은 우주 공간의 물질들이 중력적으로 불안정해질 때 중력에 의해 응집되어 생긴다고 믿어지고 있다. 물질이 중력으로 응집되는 과정에서 응집된 물질의 온도는 주변에 비해 증가한다. 즉 별은 '중력'에 의해 열적으로 주변과 비평형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소모된 전체의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1)번의 주장은 틀렸다. '설계된 기구'가 없어도 원칙적으로는 in principle 자연 현상에 의해 국부적인 질서를 만들어 낼 수는 있는 것이다. 그것이 열역학 제2법칙을 어기지는 않는다.
(2)번 주장은 더 이상 열역학의 문제가 아니다. 이 질문은 근본적으로 '생명체가 형성되도록 하는 메카니즘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다. 태풍이나 별은 그 자체는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지만 생명체에 비해서는 매우 매우 단순하다. 태풍이나 별은 자연 현상이 만들어 낸다고 치자. 하지만 생명처럼 복잡한 것은? 이 질문에는 현재 누구도 설득력 있는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가지 창조론자들은 진화론자들이 '우연히' 생명이 생겼다고 주장한다고 믿도록 사람들을 오도하고 있다. 진화론자들은 DNA나 단백질이 '우연히' 만들어졌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태풍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열역학적 현상이듯, 그렇게 화학적 상호작용이 그러한 분자들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창조론자들이 '우연'이라고 가정해서 제시한 확률은 생물학자들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생물학자들은 이에 관해 설득력있는 메카니즘을 제시하고 있는 것 역시 아니다. '별'이 형성되는 문제에서는 '중력'이라는 메카니즘이 있기에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진화론은 아직 생명의 기원의 '필연'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천문학이나 물리학이 아닌 진화론이 창조론자들의 주 공격이 되는 것도 당연하다. 지적 설계 운동에서는 그것이 생명체와 같이 복잡한 것의 생성이 우연이 아니라 자연의 법칙이나 자연 현상을 통한 것이라 하더라고 그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복잡성의 과학에서는 '창발'의 성질에서 생명의 기원 문제에 관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9강 참조). 최종 결론은 아마 수십년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나올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결론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한가지 내가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것은 생명의 기원문제에서 장차 21세기에 핵심 쟁점이 될 것은 더 이상 그 전처럼 자연선택이나 지구 연대의 문제 등이 아니라 바로 '복잡성의 과학'일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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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글이 열역학에 대한 믿음을 깬다면 이번글은 믿음을 주네요...
그래도 엔트로피는 느껴지지 않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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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엔트로피의 정의도 생각나지 않는군요.. physical meaning과 definition은 중요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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